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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선교역사

한국을 스쳐간 알렌 이전의 선교사들

알렌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선교를 계속하도록 처음 길을 튼 미국인 개신교 선교사다.

그런데 그 이전에 우리나라를 스쳐간 서양 선교사들은 꽤 많았다. 가장 잘 알려진 사람으로는 영국 웨일스의 로버트 토마스 목사가 있다. 1866년 초가을 평양 대동강에서 순교했는데, 김일성의 할아버지가 칼을 들어 쳤다고 북한에서 떠드는 그런 사람이다. 토마스 목사가 자라고 그의 아버지가 목회하던 영국 웨일스 하노버 교회 담임을 한국인 유재연 목사가 맡았다는 국민일보의 최근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인 귀츨라프도 있었다. 1832년 여름 제주도를 거쳐 흑산도 앞바다까지 왔다가 제주도를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 삼을 만하다고 장담하고 떠났던 사람이다. 그는 홍콩에 갔을 때도 똑같은 말을 했는데, 홍콩은 그의 말대로 세계 무역의 중심 허브가 됐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알렉산더 윌리엄슨도 있다. 그는 청나라에서 로버트 토마스에게 성경책을 전해주며 한국으로 보낸 성서공회 소속 선교사였다. 그는 압록강을 건넌 적은 없지만 한국에 대해 견문을 넓히더니 이런 말을 그의 책에 남겼다.

“한국인은 동양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으로 중국인, 일본인보다 훨씬 지적이며 총기가 넘치고 인품이 드높다.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이나 지하자원도 풍부해 세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다. 다만 없는 것은 기독교뿐이다.” 기독교만 있으면 세계적 국가가 된다는 말이 아니었던가. 오늘날 우리는 실제 그렇게 되었다.

한국의 위상 : 그때와 지금

알렌은 본래 중국 파송 선교사였다. 1883년 늦가을 난징에 첫발을 디뎠다. 서양에서는 ‘동양’ 하면 그저 중국이요 인도요 일본이 전부였다. 그중 중국을 가장 중요시했다. 한국은 안중에도 없었다. 한국에 가겠다는 사람조차 없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선교사 가운데 한 명인인 호레이스 언더우드도 처음에는 인도로 가기 원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목격하고 있다. 한국이나 한국 기독교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대를 주도하는 세계적 기독교 국가가 된 것이 아닌가. 미국의 대표적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혁신국가 순위’에서 한국을 1위로 지목한 데에 까닭이 없었겠는가.

기구했던 알렌의 중국 의료선교

알렌은 중국에서 신고(辛苦)의 나날을 보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면 “양귀(洋鬼)”라며 중국인들이 벽돌을 던져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다. 현지 주민들과 정부 관리들이 하도 무섭게 구는 바람에 살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알렌을 아주 나쁜 사람으로 보는 이들 중에는 심지어 미국 학자들도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미시간대 역사학 교수 해링턴이다. 그는 ‘하나님, 돈, 일본인’이라는 냉소적인 제목의 책을 써서 알렌을 공격했다. 그의 책에는 알렌의 성격에 대해 이런 표현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칼뱅주의 신조에 대한 확신과 청교도적인 엄격한 사명감, 주야를 가리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정력,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나친 자신감, 성급한 기질과 독설,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는 준엄한 성격….’ 알렌이 이런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기질이 알렌을 살린 일화가 있다. 한번은 청나라 군인이 큰 상처를 입고 알렌 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았다. 청나라 치안판사가 나서서 알렌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알렌은 오히려 역공으로 치고나왔다. “치료비 45달러를 먼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 당시로서는 막대한 금액이었다. 그렇게 해서 위기를 넘겼다.

그가 중국에서 당한 황당한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루는 어떤 환자에게 약 처방을 해주면서 약병에 새겨진 눈금 한 칸씩 하루에 세 번 복용하라고 일러줬다. 하지만 환자는 한 눈금씩 먹어서 좋아진다면 한꺼번에 먹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며 단번에 마셔버렸다. 다행히 입원해 완쾌됐지만 큰일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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